[ 너와 나의 커플 매칭] 1번 x 1번: 수건 접는 방향이 틀렸잖아 vs 설거지 순서가 그게 아니지

완벽추구형과(1번) 완벽추구형(1번)의 숨 막히는 주말 대청소

미뤄두었던 집안일을 몰아서 하기로 한 일요일 오후. 수진(1번)은 거실에서 마른빨래를 개고 있고, 민수(1번)는 주방에서 설거지와 가스레인지 청소를 맡았다. 평화로워 보이던 풍경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수진이 주방으로 물을 마시러 가면서부터다. 수진의 시선에 민수가 수세미를 사용하는 방식이 거슬렸다. 기름기가 있는 프라이팬을 닦은 수세미로 유리컵을 닦으려는 찰나, 수진이 다급하면서도 날 선 목소리로 잔소리를 시작한다. 컵부터 닦고 프라이팬을 마지막에 닦아야지, 기름이 다 묻지 않느냐며 지적을 한 것이다.

민수는 고무장갑을 낀 손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린다. 민수 나름대로는 세제를 두 번 짜서 거품을 충분히 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논리가 있었다. 오히려 민수는 거실 소파 위에 수진이 개어둔 수건들을 턱으로 가리키며 반격한다. 수건 끝자락이 안쪽으로 들어가게 개어야 욕실 선반에 넣었을 때 깔끔한데, 왜 자꾸 밖으로 삐져나오게 대충 접느냐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방식을 틀렸다고 지적하며 언성이 높아진다. 집안을 깨끗하게 치우자는 좋은 의도로 시작한 청소 시간은, 어느새 누구의 방식이 더 옳고 바른 것인지를 따지는 차가운 법정으로 변해버렸다.

수진의 마음: 왜 하나를 알려주면 고집을 피우고 안 고칠까?

정말 답답해서 가슴을 치고 싶어. 나는 없는 말을 지어내는 게 아니잖아. 기름 묻은 수세미로 컵을 닦으면 미끄덩거리고 비위생적이라는 건 누가 봐도 객관적인 사실인데, 왜 내 말을 그저 잔소리로만 듣는지 모르겠어.

가족이 더 깨끗하고 제대로 된 환경에서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 더 효율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것뿐인데. 돌아오는 건 항상 가시 돋친 반박이야. 본인도 틀렸다는 걸 알면서 자존심 때문에 내 말에 순순히 따르지 않는 것 같아서 화가 나. 나 혼자서만 이 집안의 질서를 잡으려고 아등바등하는 기분이야. 그냥 내가 하자는 대로, 정해진 원칙대로만 해주면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을 텐데 왜 저렇게 자기 방식만 고집하는지 야속해.

민수의 마음: 나도 다 생각이 있고 기준이 있는데 왜 늘 날 평가하지?

숨이 막힌다. 나도 나만의 순서가 있고, 다 치우고 나면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 없이 깨끗해지는데 왜 중간에 끼어들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지 모르겠어. 수진이 앞에서는 내가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나 매사에 서툰 사람처럼 취급받는 것 같아. 열심히 주방을 청소하면서 아내를 돕고 있는 내 노력은 전혀 보지 않고, 오직 자기가 정해놓은 방식에서 1센티미터만 벗어나도 참지를 못해. 나 역시 매사에 꼼꼼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 내 방식은 무시당하고 항상 지적만 받으니 무력감이 들어. 밖에서 일할 때도 긴장하며 사는데, 가장 편안해야 할 집에서조차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채점당하고 평가받는 기분이야

맘풀고 처방전: 수진과 민수의 관계를 응원하며..

> 수진과 민수 두 사람의 다툼을 가만히 바라보면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제대로, 바르게 살림을 꾸려가고 싶다는 그 선한 의도만큼은 쌍둥이처럼 똑같지요.

수진과 민수 두 분 모두 완벽추구형의 특징을 가지고 계시네요. 두 분을 향해 당신은 올곧은 사람이네요~ 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올곧음. 원칙을 지키는 타협하기는 싫은 성향을 가진 두 분은, 각자의 마음속에 아주 두껍고 정교한 ‘바른 생활 바인더’를 품고 살아갑니다. 문제는 두 사람이 가진 그 바인더 안의 내용이 서로 다르다는 데 있어요.

같은 성향이 만나면 서로의 성실함과 책임감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기준이 충돌할 때는 집 안에 재판관 두 명이 살고 있는 것처럼 공기가 차가워지기 쉽지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이 상대방에게는 그저 숨 막히는 통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평화로운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각자의 영역을 확실히 나누고 긍정해 주는 연습이 필요해요. ‘주방은 민수의 관할 구역, 거실은 수진의 관할 구역’처럼 역할을 나누었다면, 상대방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눈을 질끈 감아주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설령 수건 접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오늘 수건 반듯하게 개어줘서 고마워”라고 먼저 말해보세요. 잘잘못을 가리는 잣대를 내려놓고, 서로가 이 가정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그 따뜻한 본심을 먼저 들여다본다면 팽팽했던 긴장감이 스르르 풀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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