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커플 매칭] 2번 x 6번: 내 사랑으로 다 덮어주고픈 남편 vs 돌다리도 두드려야 안심이 되는 아내

사랑나눔형과(2번) 안전지향형(6번)의 잠들지 못하는 이사 준비의 밤..

맘풀고 에니어그램 2번 6번 이미지

모두가 잠든 깊은 밤, 거실 식탁 위에는 복잡한 숫자가 적힌 전세 계약서와 대출 서류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새집으로 이사를 앞두고, 정희(6번)는 며칠째 밤잠을 설치며 집주인의 근저당과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계산하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다. 그런 아내의 굽은 등이 안쓰러웠던 민수(2번)는 따뜻한 캐모마일 차를 끓여 다가간다. 아내의 어깨를 부드럽게 주무르며, 민수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여보,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어떻게든 다 해결할 테니까 당신은 그 예쁜 주방에서 요리할 생각만 해, 알았지? 하지만 정희는 위로를 받기는커녕 어깨를 홱 빼며 차갑게 쏘아붙인다. 지금 마음만으로 집을 구해? 만약에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당신이 무슨 수로 다 책임질 건데! 분위기 파악 좀 해. 민수의 손에는 온기를 잃어가는 찻잔이 덩그러니 남겨졌고, 그의 얼굴에는 상처받은 빛이 역력하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밤은 결국 차가운 불통의 시간으로 변해버렸다.

민수의 마음: 나는 그저 당신의 무거운 짐을 대신 짊어지고 싶었을 뿐인데…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가 얹힌 것처럼 답답하고 서운해. 당신이 매일 밤 서류를 끌어안고 한숨을 쉴 때마다 내 마음이 얼마나 찢어지는 줄 알아? 내가 더 넉넉하게 벌어오지 못해서 당신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늘 미안했어. 그래서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새집만큼은,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편안하게 안겨주고 싶었어. 내가 다 해결하겠다는 말은 허세가 아니라, 당신의 불안을 내가 다 가져가겠다는 내 나름의 간절한 사랑 고백이었어.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내 진심을 그렇게 무책임한 철부지의 허풍으로 취급할 수가 있지? 내가 당신을 위해 내어주는 마음과 헌신이 당신의 그 끝없는 걱정 앞에서는 아무런 쓸모도 없는 것 같아서, 가장으로서 너무 비참하고 작아지는 기분이야

정희의 마음: 맹목적인 긍정은 위로가 아니라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어

가뜩이나 피가 마르는데 남편의 저 태평한 소리를 들으면 정말 숨이 턱 막혀. 내가 왜 이렇게 밤잠을 줄여가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겠어? 우리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는 일 없이 안전하게 살게 하려고 이러는 거잖아. 남편이 나를 사랑해서 하는 말이라는 건 머리로는 알아. 하지만 세상일이 마음만으로, 사랑만으로 지켜지는 게 아니잖아. 꼼꼼하게 따져보고 대비해야 할 때, 무작정 자기를 믿으라며 현실을 회피하려는 남편을 보면 내 어깨에 얹힌 짐이 두 배로 무거워지는 것 같아. 결국 사고가 터지면 수습하는 건 또 내 몫이 될 텐데. 나는 뜬구름 잡는 위로보다, 나와 함께 현실적인 위험을 직시하고 꼼꼼히 점검해 줄 든든한 어른이 필요한 거라고. 혼자서만 벼랑 끝에 서서 우리 가족을 지키려 버티는 것 같아 너무 외롭고 무서워.

맘풀고 처방전: 민수와 정희의 관계를 응원하며..

식탁을 사이에 두고 멀어진 두 분의 마음을 찬찬히 짚어보면, 우리 가족을 지키고자 하는 사랑의 모양이 서로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먼저 민수 씨의 따뜻한 손길에서는 사랑나눔형의 깊은 애정이 묻어납니다. 당신은 따뜻한 사람이네요~ 라고 위로의 인사를 건네고 싶어요. 민수 씨의 내면에는 따뜻함, 그리고 조심성이 있는 혼자 있기는 싫은 성향이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내의 고통을 차마 보지 못하고, 무리해서라도 모든 짐을 자신이 떠안아 아내의 미소를 되찾아주고 싶으셨던 거지요.

반면 정희 씨의 꼼꼼한 서류 검토는 안전지향형이 가족을 사랑하고 헌신하는 가장 치열한 방식입니다. 당신은 든든한 사람이네요~ 라는 말이 정희 씨에게는 최고의 훈장이 될 것입니다. 정희 씨는 든든함, 그리고 충성심이 강한 불안을 자주 느끼는 성향을 지니셨기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미리 차단함으로써 가정의 평화를 지키려는 수호자 역할을 기꺼이 맡고 계신 겁니다.

두 분이 서로의 진심을 오해 없이 나누려면 약간의 번역 과정이 필요합니다. 민수 씨, 아내의 불안을 잠재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걱정하지 말라는 막연한 말이 아니라, 함께 서류를 들여다보며 “당신이 걱정하는 그 부분, 내가 내일 부동산에 전화해서 이렇게 확인해 볼게”라고 구체적으로 동참해 주는 것입니다. 그때 아내는 비로소 남편이라는 든든한 그늘에 안심하고 기댈 수 있습니다. 정희 씨, 남편이 내미는 차 한 잔에는 당신의 고단함을 덜어주고픈 사랑이 꽉 차 있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쏟아내기 전에 먼저 “나 걱정해서 챙겨주는 당신 마음 너무 고마워”라고 남편의 선의를 꼬옥 안아주세요. 정희 씨의 치밀한 방패 곁에 민수 씨의 따뜻한 위로가 나란히 선다면, 두 분은 어떤 거친 비바람이 불어와도 끄떡없는 가장 안전하고 포근한 집을 지어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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