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커플 매칭] 3번 x 7번: 바다를 정복하려는 자 vs 바다와 놀고 싶은 자

목표성취형과(3번) 자유모험형(7번)의 발리 서핑 스팟에서 생긴 일

눈부신 태양이 내리쬐는 발리의 어느 해변,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파도 사이로 유독 굳은 표정의 남자가 보입니다. 휴가를 맞아 서핑 캠프에 참가한 준호(3번)는 방금 또다시 보드 위에서 중심을 잃고 바닷물 속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코로 들어온 짠물 때문에 기침을 해대면서도 그의 시선은 이미 다음 파도를 향해 있습니다. 남들은 하루 만에 테이크오프를 해서 멋지게 일어서는데, 자신만 계속 뒤처지는 것 같아 온몸에 잔뜩 힘이 들어갑니다. 오늘 안에는 무조건 완벽한 자세로 파도를 가르는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그의 얼굴에서는 휴가의 여유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반면 그 옆에서 부서지는 하얀 거품을 타며 미끄러지듯 다가오는 남자가 있습니다. 함께 캠프에 참가하기로 하고 동행해 온 절친 민재(7번)입니다. 그는 파도를 놓쳐서 물에 크게 빠져도 그저 껄껄 웃으며 머리를 털어냅니다. 보드 위에 누워 콧노래를 부르던 그의 눈에, 마치 바다와 전쟁을 치르는 듯한 준호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파도에 휩쓸려 패배감에 젖어가는 사람과, 파도가 자기를 넘어뜨려도 그저 신나는 사람. 짭짤한 바닷바람 사이로 두 사람의 전혀 다른 세상이 부딪히고 있습니다.

준호의 마음: 나는 왜 남들처럼 멋지게 일어서지 못하는 걸까

 분명 머릿속으로는 유튜브에서 수십 번 돌려본 자세를 다 외웠는데, 왜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이는 건지 미칠 노릇이야. 남들은 저렇게 쉽게 보드 위에 서서 환호성을 지르는데, 나만 바보같이 계속 물이나 먹고 있잖아. 내가 여기까지 와서 서핑 클래스에 돈과 시간을 얼마나 썼는데, 이런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 오늘 무조건 멋지게 보드 위에 서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야 해. 그래야 이번 휴가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민재는 대체 뭐가 저렇게 즐거운 거야? 방금 제대로 넘어졌으면서 왜 웃고 있는 거지? 나는 지금 파도를 못 타서 자존심이 상하고 내 맘대로 안 되는 내 몸뚱이 때문에 화가 나 죽겠는데. 다들 가볍게 즐기는 것 같은데 나 혼자만 이 바다에서 심각한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야. 바다조차 내 노력을 비웃는 것 같아서 너무 속상하고 답답해.

민재의 마음: 파도는 타라고 있는 거지 이기라고 있는 게 아닌데

 와, 오늘 진짜 파도 재밌네. 방금은 파도에 완전히 말려서 세탁기에 들어간 줄 알았어. 그래도 물이 엄청 시원해서 기분은 최고다. 넘어지면 뭐 어때, 다음 파도 기다리면 그만이지. 서핑하려고 바다에 나온 것 자체가 벌써 성공 아닌가?

근데 준호는 왜 저렇게 무서운 표정으로 보드를 잡고 있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 쳐다보는 내가 다 숨이 막히네. 넘어질 때마다 자기 자신한테 화를 내는 것 같아. 휴가 와서 바다랑 놀려고 서핑하는 걸 텐데, 마치 내일 당장 국가대표 선발전 나가는 사람처럼 굴고 있잖아. 바다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왜 저렇게 바다를 이겨 먹으려고 기를 쓰는 걸까. 그냥 힘 좀 빼고 이 바람이랑 파도 소리를 즐기면 훨씬 재밌을 텐데 말이야.

맘풀고 처방전: 준호와 민재의 관계를 응원하며..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 앞에서, 두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방식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먼저, 서핑마저도 완벽하게 해내려 애쓰는 준호 씨, 당신은 목표성취형입니다. 평소 주변에서 당신은 열정적인 사람이네요~ 라는 말을 참 많이 듣지 않으시나요? 당신은 열정적. 목표를 향한 실패는 용납 못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쉬러 온 휴가지에서조차 무언가를 이루어내야만 마음이 놓이는 것입니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에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그 마음 이면에는, 언제나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당신의 치열함이 숨어 있습니다.

반면, 넘어지는 것조차 놀이로 승화시키는 민재 씨는 자유모험형입니다. 사람들은 늘 당신에게 당신은 유쾌한 사람이네요~ 라며 미소 짓곤 하죠. 당신의 유쾌함. 호기심 많은 지루한 건 못 참는 성향은 매일 똑같이 치는 파도 속에서도 늘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내게 만듭니다. 목적지나 성과보다는 그저 ‘지금 이 순간의 재미’가 가장 소중하기에, 바닷물을 흠뻑 먹고도 크게 웃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두 사람이 바다에서 마주쳤을 때,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의 온기가 필요합니다. 민재 씨, 준호 씨가 잔뜩 굳어있는 건 놀 줄 몰라서가 아니라, 그 일이 그에게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굳은 어깨를 보며 답답해 하기 보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 멋진 끈기에 다정한 박수를 보내주세요. “조금 전 패들링 정말 좋았어요. 한 번만 더 하면 금방 일어설 것 같은데요?”라는 작은 인정의 말이 그의 굳은 몸을 부드럽게 녹여줄 것입니다.

준호 씨, 바다는 결코 정복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자연 앞에서 속상한 마음은 당연하지만, 가끔은 민재 씨처럼 힘을 빼고 파도에 몸을 맡겨보는 건 어떨까요? 당장 보드에 서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바다에 떠서 햇살을 맞고 있는 그 모습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빛나고 멋진 휴가니까요. 민재 씨가 웃으며 물에 빠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실패조차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유쾌한 그를 통해 조금씩 배워갈 수 있을 것입니다.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바다를 사랑하듯, 서로의 다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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