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성취형과(3번) 사랑나눔형(2번)의 엇갈린 금요일 밤..

모두가 한 주를 마무리하며 쉬는 금요일 늦은 밤, 민우(3번)의 서재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다음 주에 있을 중요한 승진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며칠째 밤을 새우며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중이다. 그때 서재 문이 조심스레 열리며 유진(2번)이 따뜻한 전복죽이 담긴 쟁반을 들고 들어온다. 남편이 며칠째 밥도 제대로 못 먹는 것이 안쓰러워, 퇴근길에 시장에 들러 정성껏 끓여낸 야식이었다. 유진이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죽을 책상 한켠에 내려놓으려는 순간, 흐름이 끊긴 민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내뱉는다. 지금 나 집중해야 하니까 그거 거실에 두고 나가줄래. 유진의 손끝이 파르르 떨린다. 남편을 챙겨주고 싶었던 따뜻한 진심이 차가운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는 순간, 서재에는 타이핑 소리만 무심하게 울려 퍼지고 유진은 덩그러니 서서 눈물을 삼킨다.
민우의 마음: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응원은 이 일을 해내게 두는 거야
진짜 미치겠네. 이번 프레젠테이션이 내 커리어에 얼마나 중요한지 아내가 뻔히 알면서 왜 자꾸 흐름을 끊는지 모르겠어. 내가 이렇게 뼈 빠지게 일하고 스트레스받는 게 다 누구를 위해서인데? 우리 가족 더 좋은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 싶어서 나 잠도 안 자고 버티는 거잖아. 아내가 나 생각해서 죽 끓여온 거 고맙지. 고마운데, 지금 나한테는 밥 한 숟가락보다 단 1분의 시간과 집중력이 훨씬 더 절실하다고. 내가 치열하게 몰입해 있을 때는 제발 아무 방해도 하지 않는 게 나를 도와주는 건데, 아내는 꼭 자기가 챙겨주는 걸 내가 그 자리에서 받아먹고 감동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 같아. 내 노력을 존중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기운이 쫙 빠져.
유진의 마음: 나는 그저 당신의 지친 어깨를 안아주고 싶었을 뿐인데…
가슴에 찬바람이 쌩하고 부는 것 같아. 며칠 동안 핏발 선 눈으로 모니터만 보는 남편이 너무 안쓰러워서, 그 피곤한 몸을 조금이라도 다독여주고 싶었어. 가스 불앞에서 한 시간 넘게 죽을 저으면서도 당신이 한 입 먹고 기운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어떻게 사람 온기를 저렇게 귀찮은 파리 쫓듯이 차갑게 밀어낼 수가 있지? 나는 돈을 많이 벌어오고 승진하는 것보다, 우리가 서로 마주 보고 따뜻한 밥 한 끼 나누는 게 훨씬 더 중요해. 당신의 그 잘난 목표와 성공 앞에서는 내 정성도, 내 사랑도 늘 거추장스러운 방해물 취급을 받는 것 같아. 나는 도대체 이 집에서 어떤 존재인 걸까. 너무 서운하고 비참해.
맘풀고 처방전: 민우와 유진의 관계를 응원하며..
적막한 서재에서 엇갈려버린 두 분의 마음을 찬찬히 짚어보면, 서로를 사랑하는 방식이 달라서 생긴 아픈 오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민우 씨의 치열한 뒷모습에서는 목표성취형의 에너지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당신은 열정적인 사람이네요~ 라고 뜨겁게 응원해 드리고 싶어요. 민우 씨의 내면에는 열정적, 그리고 목표를 향한 집요한 실패는 용납 못 하는 성향이 단단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목표 앞에서는 감정보다 효율을 우선시하고, 성취를 통해 가족을 지키려 하시는 거랍니다.
반면 유진 씨의 마음은 온통 사랑나눔형의 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당신은 따뜻한 사람이네요~ 라는 말이 유진 씨를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습니다. 유진 씨는 따뜻함, 그리고 조심성이 있는 혼자 있기는 싫은 성향을 지니셨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정성껏 돌보고 그 마음을 확인받을 때 삶의 의미를 느끼는 분입니다.
두 분의 사랑이 온전히 맞닿으려면 아주 작은 번역기가 필요합니다. 민우 씨, 아내가 내민 전복죽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당신을 향한 다정한 포옹과도 같습니다. 바쁘더라도 단 10초만 멈추고 아내와 눈을 맞추며 “당신 정성 덕분에 내가 힘이 난다, 고마워”라고 말해주세요. 그 한마디면 아내는 기꺼이 물러나 당신을 응원할 겁니다. 그리고 유진 씨, 남편이 몰두해 있을 때 밀어내는 것은 당신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저 목표를 향해 달리는 중일 뿐이라는 걸 이해해 주세요.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남편에게는 조용히 어깨를 두드려주고 기다려주는 묵묵한 믿음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답니다.